포드 익스플로러 플래티넘을 구입하고 2주가 지났습니다. 이제 막 1000km 넘었네요. 아직 길들이기 중이라 살살 운행하고 있는데 그동안 시내주행 및 고속도로 주행했던 느낌들을 한번 포스팅해 볼까 합니다.
출고 후 첫 주행
12월 5일 차량 등록과 블랙박스, 선팅, 사이드스텝 등 작업을 마쳤고 서초 매장으로 차를 가지러 갔습니다.
차량 확인 및 딜러에게 간단한 설명을 듣고 사인을 한 후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출발, 그런데 기름이 없네요.
매장 바로 옆 주유소에서 가득 넣어봤습니다.
약 70리터 정도 주유했는데 탱크용량이 플래티넘이 리미티드보다 10리터 정도 크다고 합니다. 연비차이를 고려해서 그런 건지 아무튼 많이 들어갑니다.
기름을 가득 넣고 천천히 출발해 봅니다. 시승 때도 느꼈지만 차가 확실히 높고 넓습니다. 팔을 길게 뻗어봐도 조수석 문 손잡이가 닿지 않는 게 대형 SUV라는 걸 재차 실감하는 순간입니다.
20년 넘게 운전하고 나름 여러 차량을 몰아봤지만 새로운 차를 운전하는 건 항상 어색하기만 합니다. 이전 QM6도 적응하는데 한참 걸렸었더랬죠.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시야가 이전 차량보다 넓고 쾌적합니다. 전면 유리를 통해 보이는 본넷의 두툼한 캐릭터 라인이 살짝 웅장 한 느낌이 들게 해 줍니다. 시승 때는 몰랐는데 핸들이 좀 무거운 편입니다.
평소 애플 카플레이 네비를 사용하는데 케이블을 챙겨 오지 않는 바람에 티맵 음성에만 의지해서 조심조심 운행했습니다.
밤길이고 차폭도 적응이 안 돼서 살짝 긴장했었어요.
이전 차량보다 선팅을 어둡게 해서 시인성이 안 좋을까 걱정했는데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칼트윈 RX로 업그레이드하길 잘했네요. 운전석 사이드미러도 미리 광각으로 교체해서 차선변경과 측후방 시야확보에도 수월했습니다.
낮은 알피엠으로 부드럽게 가속하니 6기통의 엔진음이 제법 크게 들려옵니다. 출발 시 약 2천 알피엠에서 변속이 이루어지며 이때까지는 운전에 신경 쓰느라 미션의 성격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못했네요.
이것저것 만져보고 적응하면서 집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에 주차하는데 또 한 번 차 크기가 실감이 났습니다. 이것도 차차 적응이 되겠지만 살짝 부담이 되더라고요.
주차라인을 거의 꽉 차지하는 게 기둥옆자리가 아니고선 타고 내릴 때 힘들 것 같습니다. 여차하면 트렁크를 이용해야 할 듯하네요.
늦은 저녁을 간단히 먹고 집사람과 아이를 태우고 시승식 겸 고사겸 근처 공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사고 나지 않게 해달라고 절도하고 막걸리도 살살 뿌리고 차 사고 첫 주행은 이렇게 마무리했네요.
2주간 출퇴근길
회사까지의 출퇴근 거리는 왕복 18km입니다. 100% 시내주행이고요. 연비는 길들이기 중에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하여 길들이기 끝난 후 리셋해서 측정해 볼 생각입니다.
약 2주간 출퇴근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아무래도 미션 쪽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익스플로러는 10단 미션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차량 구입 전부터 카페나 자동차 유튜버를 통해 익스플로러의 미션이 그리 좋지 않다는 말을 많이 접했습니다. 시승 때는 시간이 워낙 짧았지 때문에 미션특성을 이해하기 어려웠죠.
아직 길들이기도 끝나지 않았고 미션도 학습 중이지만 짧은 기간 운전하면서 느낀 10단 미션은 크게 나무랄 데 없다입니다.
도로 흐름에 맞게 정속주행했을 때 기준이며 앞서 말씀드렸듯이 미션도 일정 주행거리 동안 학습하는 기간이 있기 때문에 제 말이 정답이 아니므로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정지상태에서 출발 시 액셀 답력에 따라 변속타이밍이 달라지는데요. 부드럽게 살살 밟으면 2천 알피엠 밑에서 변속이 이루어지는데 그보다 조금만 더 깊게 밟으면 2천5백 알피엠까지 올린 후 변속이 됩니다.
이것은 여느 다른 차량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구간 같은 곳에서는 이 10단 미션이 변속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처음 출발 시 1단에서 약 20km 정도 속도에서 변속이 이루어지는데 변속이 될 타이밍에 앞차량이 속도를 줄여 액셀에서 발을 떼게 되면 보통은 액셀을 풀더라도 2단으로 변속을 해줘야 하는데 1단을 계속 물고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게 되고 이때 앞차량이 다시 출발하여 액셀을 밟으면 차가 울컥하게 되는 것이죠.
매번 그러는 것은 아니고 2~30km 내외 가다 서다 하는 구간에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액셀링을 하면 그리 불편한 점은 아닙니다.
익스플로러 동호회 카페를 보아도 미션학습 기간이 끝나면 많이 부드러워진다고 하니 좀 더 타다 보면 괜찮아 질거라 생각되는 부분이네요.
출퇴근을 하면서 또 한 가지 좋았던 것은 오토홀드 기능이었어요. 요즘 신차들은 대부분 들어가 있는 기능인데 신호대기 중 브레이크를 밟고 있지 않아도 차가 제동을 잡고 있어 줘서 발이 한결 편했습니다.
영월 여행, 고속도로에서의 느낌은?
출고 후 첫 주말에 가족과 영월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익스플로러는 주행거리 1600km 동안 길들이기 하라고 매뉴얼에 나와있는데 길들이기 주행거리도 채울 겸 아이 별구경도 시켜주고 싶어서 1박 2일로 다녀왔죠.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길이 막히지 않아서 고속주행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어요. 80km 항속 중 추월 가속을 해보니 킥다운과 함께 순식간에 120km까지 막힘없이 밀어주었습니다.
익스플로러는 후륜기반 4wd입니다. 시내주행일 때는 뒷바퀴굴림 위주였는데 고속도로에서 가속할 때 인텔리전트 4wd 구동화면을 보니 네 바퀴에 고르게 구동이 전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노면을 꽉 잡고 나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추월하기 위해 평소처럼 차선을 변경할 때도 이전 차와 다른 민첩한 움직임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세로배치 엔진 후륜기반 플랫폼의 특징인 스포티한 거동은 2톤이 넘는 차체가 이런 움직이는 게 가능하구나 싶은 느낌이 들정도였습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상당히 좋다고 하는데 제대로 사용을 못해봤네요. 시험 삼아 켜보았다가 아직 조작이 서툴러서 좀 더 적응하고 사용해 봐야겠습니다.
마무리
처음 익스플로러에 끌리게 된 건 디자인 때문이었습니다. 남성적이고 투박한 디자인이 좋아서였죠.
그러다 부모님도 같이 탈 수 있는 6인이상 차량을 알아보게 되었고 거기다 캠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좀 더 큰 차량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었습니다.
결국 IISH 충돌안전시험 영상을 보게 되면서 익스플로러의 안정성에 반해 구입까지 가게 되었네요.
아직 출고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기본기 운동성능 안정성 등 가족 차량으로 딱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조립품질이나 여러 하자, 연식이 바뀌면서 보이는 원가절감으로 인해 빠진 옵션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합니다. 앞으로 우리 가족의 든든한 발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네요.
이상으로 포드 익스플로러 플래티넘 1000km 시승기였습니다. 익스플로러에 관심 있으신 분께서 아마 이 글을 읽으실 테지요. 구입을 고려하시거나 계획 중이신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급의 차량에 경쟁 차종도 모두 시승해 보시고 좋은 선택 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